왜 눈을 낮춰도 내 주변에는 괜찮은 남자들이 없는 걸까?


혼기를 앞둔 과년한 처녀가 있는 집이라면 설이나 추석 명절에 가족 친지들이 모두 모였을 때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에 직면한다.
“○○야, 언제 국수 먹여 줄 거야? 아직 사귀는 사람 없어?”
“없는데요.”
“너 정도 되는 얘가 남자가 없다는 게 말이 돼? 눈 좀 낮춰. 어차피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다 맞춰가며 사는 거야.”
“저 눈 절대 안 높거든요.”
“어허, 어르신 말씀하시는데. 따박따박 말 대답 하고는. 그러지 말고 눈 좀 더 낮춰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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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곳만-바라보는-여자


이러한 대화는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 때마다 대한민국 청춘 미혼 남녀들이라면 흔히 겪게 되는 일상적인 일이다. 집안 어르신들이 처녀 총각 친척들이 모두 잘 되라고 하시는 소리지만 듣는 처녀 총각들의 마음은 가볍지 않다.

누군들 좋은 사람 만나고 싶지 않아서 진작 그런 사람을 못 만났을까? 하늘을 봐야 별을 따고,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지. 일단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어야 만나볼 것이 아닌가?

대부분 미혼 여성들은 억울한 심정에 명절이 원망스럽다. 누가 재벌 2세나 ‘사’자 들어가는 남편감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통 평범하고 건강한 남자를 만나겠다는 것인데, 주위에서도 그렇고 소개팅을 해도 그렇고 왜 보통 남자들이 그렇게 만나기가 힘든 건지. 

좀 괜찮은 사람이라 싶으면 여지없이 결혼한 유부남이거나 임자 있는 품절남이고, 주변에는 경제력이 있다 싶으면 외모가 별로이거나, 직업이 괜찮다 싶으면 키가 작다거나, 직업과 사람이 괜찮다 싶으면 집안 환경이 안 좋고, 돈도 잘 벌고 키도 크고 집안도 좋다 싶으면 매너가 꽝이라서 도저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뿐이니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정말 세상엔 보통 남자들이 정말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내 주변에만 괜찮은 사람이 없는 것인지. 그야말로 그것이 알고 싶다.

아마도 결혼을 전제한 진지한 연애를 생각하는 많은 여성들이라면 이런 고민에 빠져본 경험이 누구나 한번 즈음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에는 누구 말처럼 보통 남자들이 정말 씨가 말라 버린 걸까? 아니면 어르신들 얘기처럼 혼기에 들어 찬 많은 여성들이 너무 눈이 높아진 것 때문일까?

오늘은 연애 라포르 카운슬러로 활동해 오고 있는 피오나씨의 『서른 연애할까? 결혼할까?』의 내용을 참고하여 혼기를 앞두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성토하는 '괜찮은 남성 기근 현상'이 담고 있는 진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모든 부분에서 평균적인 보통 남자는 정말 흔할까?

일단 여성들이 원하는 보통 남자가 어떤 남자를 뜻하는 것인지 그것을 제대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 여자들이 말하는 보통 남자는 드라마에 단골로 나오는 재벌 2세나 의사나 판검사를 말하지 않는다. 

또 연예인처럼 훤칠한 외모를 가진 조각남이나 심금을 울리는 가창력을 소유한 예술인이나,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는 유머가 넘치는 재기발랄한 남자들도 아니다.

그냥 사지 멀쩡하고, 남들 다니는 회사 잘 다니고, 특별히 성격 모난 데 없고, 남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배려심과 에티켓을 장착하고,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건전한 상식과 준법정신을 갖추고 있고, 다만 한 가정을 책임질 만한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진 남자라는 정도가 좀 과분하다 생각 될 정도의 남자이다. 

한마디로 정리해서, 특별하게 특출 난 것은 없어도 그렇다고 특별히 빠지는 데도 없는 그저 그런 평범하고 무난한 남자가 되겠다. 

그런데 문제는 ‘특별히 빠지는 데가 없는 남자’라는 것이 함정이다. 여성은 자기 남자가 남보다 특별하게 잘난 것은 없어도 자신의 남자가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따져 보자. 여자가 이처럼 원하는 보통 남자를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인지.

일단 여성이 원하는 조건들을 나열해보자면 사실 끝이 없이 이어질 수 있겠다. 그러므로 계산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여기서는 기본적으로 딱 10가지만 보겠다. 실제 결혼을 전제하고 남녀가 만남을 갖는 경우에는 아래 10가지보다 훨씬 더 많은 조건이 붙게 된다.  

여기서는 키, 외모, 집안, 직업, 직장, 건강, 성격, 학력, 매너, 대화 이 10가지만 보겠다.

우선 키가 좋은 남자와 키가 보통인 남자, 키가 나쁜 남자 3명 중 키가 보통인 남자를 만날 확률은 3분의 1이다. 

그리고 키가 보통이면서 외모가 좋은 남자와 키가 보통이면서 외모가 별로인 남자와 키가 보통이면서 외모가 보통인 남자 중에서 외모가 보통인 남자를 만날 확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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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키와 외모가 보통이면서 집안이 좋은 남자와 키와 외모가 보통이면서 집안이 나쁜 남자와 키와 외모가 보통이면서 집안이 보통인 남자 중에서 집안이 보통인 남자를 만날 확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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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해서 10가지 조건이 모두 보통인 남자를 만난다고 가정하면 그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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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백분율로 환산하면 0.0000169350878

1천만 번 소개팅 하면 169명을 만날 수 있을 정도, 인심 써서 10만 번 소개팅 해서 2명 정도 건질 수 있는 확률이라는 말이 나온다. 


즉 키가 보통이고, 외모도 보통이며, 집안도 보통이면서, 직업도 보통이고, 직장도 보통이면서, 건강도 보통이고, 성격도 보통에, 보통 학력에 보통 수준의 매너에, 대화도 보통으로 통하는 누구나 봐도 평범할 뿐인 보통 남자를 만나려면 5만 번 소개팅 해서 1명 정도 겨우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보통인 사람들이 3분의 1보다 훨씬 많지 않냐고 반문을 제기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 통계학에서는 흔히 상위 20%와 하위 20%를 제외한 중간 60%를 보통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한다면  5분의 3정도가 보통 사람의 범위에 들어간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원하는 보통 남자는 상위 20%에 포함되지는 못해도 중상 20%~50% 구간에 속해 있는 남성을 말한다. 여성은 자신의 남자가 평균 이하의 남성이길 원치 않는 경향이 있음으로 대체적으로 여성이 보통 남자라고 말할 때는 중하위권 50%~80% 범위에 있는 남성은 자신의 연애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상 범위에 있는 30%를 넣고 다시 계산을 하면 위 상황보다 훨씬 더 보통 남자를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백억분의-59049이-도출되는-곱셈-공식


이것을 백분율로 환산하면 0.0000059049

이것은 백만 명에 6명 정도 만날 수 있는 확률로 소개팅 17만 번을 나가면 1명 정도 겨우 목표한 보통 남자를 건질 수 있는 확률이 나온다.


따라서 여성들이 원하는 보통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 계산해도 매우 현실 세계에서는 희박한 확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왜냐하면 세상엔 모든 부분이 보통인 사람이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다 치우쳐져 있다. 키가 크면 외모가 별로이거나, 직장이 좋으면 머리숱이 별로 없다거나, 성격이 좋으면 배가 나왔다거나, 키도 크고 잘생기고 학력도 좋은데 알고 보니 가난한 집 맏아들이거나 하여간 이러한 모습들이 보통 평범한 남자들을 구성하고 있는 조건들이다. 완벽한 평균인이나 보통 남자는 가장 많을 것 같으나 실상은 매우 적으며 세상에 매우 희귀한 남자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남다른 장점을 가졌지만 여러 가지 단점을 가진 약간 치우쳐진 남자들을 피해 오히려 눈을 낮추어 보통의 평준화한 남성을 선택한 여성들이 오히려 괜찮은 남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역설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보통 남자를 만나려면 모든 면에서 평균적인 남자를 만나려 하기보다는 일부 장단점을 갖고 있는 평균에 가까운 남자를 만나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더 현실적이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보통 남자와 평범한 남자라는 것도 하나의 이상형처럼 환상 속에 만들어 진 인공적인 개념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평균 값의 함정을 조심하라

그리고 평균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도 아니다. 여성들이 남성들의 조건으로 가장 많이 보는 연봉을 놓고 한 번 생각해 보겠다.

작년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들의 1인당 평균소득은 3만1천755달러(작년 연평균 환율 기준 3천747만3천원)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소득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연봉 5~4천만 원은 되어야 배우자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결혼 적령기에 해당하는 남성들의 연봉은 1인당 평균 국민소득보다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실 1인당 국민소득은 이건희 회장처럼 수십조 원대 재산을 가진 부자들과 1년에 0원을 번 홈리스들의 소득을 다 합쳐서 평균을 구한 값이다.

양극화된 세상 속에서 소수의 부자들과 다수의 일반인들의 소득을 합계한 후 그것을 국민의 숫자로 나눈 값으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훨씬 높은 소득액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서 한 나라에 10명의 국민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이건희 회장으로 1년에 1조원을 벌었고, 나머지 9명이 1천만 원씩을 벌었다고 했을 때 1인당 평균 소득은 1천억9백만 원이 된다.  

평균 소득이 1천억9백만 원이라고 해서 이 나라에 정말 1천억 원대 부자가 10명이 있을까? 그렇지 않다. 1천억 원이 넘는 부자는 이건희 회장 단 1명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과 평균값이라는 것이 정말 평균을 의미하는 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 남자의 수준은 당신의 준거 집단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보통과 평균은 자신이 속한 그룹에 따라 또 다르게 적용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자.

 

당신이 호텔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주세요.”라고 주문하면 가볍게 10만원대가 넘어가는 스테이크가 나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가게 간판에 ‘천국’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분식집에 가서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주세요.”하고 말하면 아마도 7천원짜리 카레 돈까스가 나오게 될 것이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보통 메뉴와 대중 분식점에서의 보통 메뉴가 크게 다른 것이다. 

이처럼 집안 좋고 훌륭한 학력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에서 지칭하는 보통 남자와 대학에 자녀 한 명을 보내는 것도 경제적으로 힘겨워 하는 서민 집안에서 말하는 보통 남자는 크게 다를 수 있다.


전자와 같은 집안에서 보통 남자란 판사와 의사 직업에 아버지가 중소기업 회장이고 동생은 대기업에 다니며, 식구 숫자만큼 자가용이 있는 집안의 남자를 보통 남자라 칭할 것이다.


이와 대비하여 후자와 같은 집안에서 보통 남자란 중소기업에서 촉망받는 사원으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건강한 부모님과 열심히 대입을 준비하는 여동생이 있는 단란한 가정의 한 남자를 보통 남자라고 칭할 것이다.


이처럼 보통 남자라는 말은 준거집단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르게 쓰일 수 있다. 보통 남자는 준거집단의 수준에 따라 수 없이 다른 모습으로 규정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보통 남자를 규정하는 당신의 눈이 어떤 준거 집단에 속하여 있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기 주변에 괜찮은 남자가 없었다는 것은 자신의 준거 집단의 눈으로 볼 때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날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대중 분식점에 가서 호텔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스테이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 매번 소개팅에 나오는 남자를 보고 실망하기 보다는 자신의 남자 보는 눈이 어떤 준거 집단에 속해 있는지 찬찬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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