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 전 예비지식, 이것 모르고 하면 십중팔구 후회한다


밀당은 연애 기술 중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에 해당되는 기술이다. 잘만 하면 연애의 주도권도 잡고, 자존심도 지키면서 끝까지 긴장을 잃지 않는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자신의 애인이나 남편감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한 기술이다.

우리가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기 전에 어떻게 하는가? 상품설명서에 나와 있는 작은 글씨까지 꼼꼼하게 잘 살펴보는 것처럼, 연애의 위험한 기술 중 하나인 밀당을 하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체스판-위에서-남녀가-신경전을-하고-있는-장면



그렇다면 밀당을 하기 전에 알아아두어야 할 사항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연인을 만나 밀당을 하기에 앞서 반드시 알고 대비해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늘은 밀당의 주체인 자신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한 이유와, 밀당의 대상인 남자의 의중과 됨됨이와 감정의 진실성에 대해 파악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밀당의 기본 원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1. 당신은 남자의 시선을 받을 만한 여자인가?

먼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으니, 밀당의 주체인 ‘자기 자신’에 대해 먼저 점검해 보자. 당신은 남자가 자존심을 내던지고 당신을 쫓아올 만큼 매력이 있는 여성인가? 

“밀당이요. 여자면 누구나 해야하는 것 아니에요?” 하고 질문하는 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 밀당에 따로 자격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밀당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여성이 해야 목적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그야말로 평소 남자의 시선을 받아보지 못한 여성들이 주무기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기술이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국어와 영어 독해 시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습득했던 ‘주제 파악’ 기술과 산수 시간에 익혔던 ‘분수’를 셈하는 기술이 필요한 대목이다. 즉 밀당을 하기 전에 자기 객관화 과정은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미 남자가 당신에게 대쉬를 해왔다는 것은 당신에게 다른 여자에게서 찾아 볼 수 없는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니까 말이다.

아마 세상 모든 남자가 자기 위주로 돌아간다고 믿는 공주 마인드와 모든 남자들이 자신을 찍었다고 믿는 도끼 증후군, 쳐다보는 남자마다 족족 자신에게 반했다고 생각하는 로맨틱 민감성 소유자인 여성만 아니라면 충분히 밀당 전 자기 객관화가 가능할 것이다.

오히려 여성들은 지나치게 자기비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남성과 여성 중에서 여성쪽이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박하고, 남성쪽이 자기에 대한 관대한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거울을 보면 여성은 자신의 단점을 찾고, 남성은 장점을 찾는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은 거울을 볼 때마다 “코가 2mm만 더 높았으면”, “입술이 조금만 더 작았으면” 하면서 아쉬움을 토로하지만, 남성은 다른 부위가 다 볼품이 없더라도 “야, 이 눈썹 정말 송승헌 눈썹 아냐. 정말 매력적이군”하고 자기를 칭찬한다고 한다.

그러니 미리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자신은 남자에게 사랑받지 못할 여성이라는 식의 생각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오히려 매력은 자기존중감과 자신감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예쁘다 예쁘다 하면 정말 예뻐지고, 자신이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긍정선언을 하면 할수록 사랑받는 사람으로 변화 된다. 

그리고 사람의 매력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과 인지도가 높은 오프라 윈프리의 외모가 정말 예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를 좋아하는 남성들은 전 세계에 무척이나 많다.

다만, 연애전략 수립을 하기 위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외모와 자질이 연애에 밀당을 주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는 최소한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여성과 남성이 보는 매력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여자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여성과 남자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여성은 다르다. 당신은 비록 여성들 사이에 인기는 없을지라도 남성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호감도와 매력도를 발산하고 있는 여성일 수도 있다.

만일 자신이 객관적으로 볼 때 밀당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밀당의 강도를 낮춰 소프트한 밀당을 사용하거나 밀당이 아닌 다른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자. 연애에는 밀당 말고도 남자를 끌 수 있는 기술은 무궁무진하다. 



 

 

 

2. 그 남자는 당신에게 충분히 반한 상황인가?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밀당의 대상인 남자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즉 그 남자가 정말 당신과 사귈만한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그리고 그 사람의 감정이 정말 진실된 것인지, 그리고 정말 당신에게 반한 것은 사실인지, 그 감정은 얼마나 강한 것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알아본 그 남자의 성향과 처지가 밀당을 감당해낼 만한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연애 전에 그 남자가 바람둥이나 선수는 아닌지 미리 파악하고 걸러내야 한다.

다가오는 남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수록 밀당이 필요하다. 남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덜컥 그 남자를 받아들였다가 나중에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즉 남자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는 철벽 방어가 우선한다는 사실이다. 즉 길에서 헌팅을 당한다던가 바람둥이 출몰 지역인 나이트나 클럽에서 남자를 만났다거나 같은 학교나 회사라 하더라도 외톨이나 아웃사이더로 신비주의에 싸여 있는 남성이 대쉬를 해왔을 경우에는 일단 튕기고 봐야 한다. 




그리고 그 남자의 애정의 강도도 중요하다. 남자가 여성을 보고 대쉬를 해올 때 남자의 겉만 바라봐서는 안 되고 그 남자의 감정이 어떠한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남자들의 대쉬가 똑같은 대쉬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1년 동안 주욱 여자를 관찰하다가 정말 결혼까지 할만한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인생을 걸고 대쉬를 한다. 그러나 어떤 남성은 단지 그날 재미있는 일이 없어서 심심풀이로 여자나 꼬셔볼까 하는 마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케이스는 여자를 곁에서 겪어보니 정말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 정말 본격적으로 알아보고 싶다는 심정에서 대쉬를 한다. 주위에서 찾아보면 이러한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남자가 유희적 관점이 아닌 진지한 연인이자 배우자 상대로서 당신에게 대쉬를 했을 경우와 애정의 강도 역시 단순 호감이 아닌 진지한 감정일 때 밀당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남자의 성향도 중요하다.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피는 남성과 수동적이고 정적인 츤데레 분위기의 남성을 대하는 밀당의 방식도 달라야 한다. 

특히 최근 취업과 부동산 등의 문제로 자존감이 낮아져 있는 젊은 남성들, 공시족과 취업준비생들과 연애를 한다면 보다 많은 것을 감안하고 남자의 자존심에 기스가 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밀당을 해야한다.




그런데 밀당 기술에는 밀어내기 위주의 ‘밀당’이 있고 끌어주기 위주의 ‘당밀’이 있다. 

남자가 저돌적이고, 낙관적이며, 자기 중심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인 남성이 적극 애정 공세를 보내올 때는 우선 밀어내기 위주의 밀당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상대의 기세에 눌리지 않도록 강하게 밀어내기를 해야한다.

어차피 왠만한 자극과 거절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덤벼드는 남성임으로 차갑고 도도한 차도녀 스타일로 나아가도 상관이 없다. 먼저 밀어내기를 하고, 그래도 계속 다가오면 나중에 끌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

반면 남성이 사려깊고 성숙해 보여 마음에 드는데 애정 스타일이 소극적이고 정적인 경우와 남자의 처지가 경제적으로나 사회신분적으로 연애를 하기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에는 일단 끌어주기를 통해 먼저 잘해주고 나중에 밀어내기 방법을 쓰는 선끌 후밀 즉 당밀 기술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밀당 전략을 짜기 전에 당신이 목표로 한 남성이 혹 바람둥이나 선수가 아닌지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 회사나 학교라면 아마 여성들 사이에 블랙리스트가 있을 것이다. 

남자가 보이는 연애의 숙련도를 관찰하여 너무 연애에 대해 모르거나 반대로 너무 여자에 대해 빠삭한 경우 여자가 밀당의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대이다. 여자 경험이 없는 고지식한 남성들은 여성이 한 번 튕긴 것을 영원한 거절로 생각한다. 반면 여자 경험이 너무 많은 바람둥이들은 여자의 밀당 기술을 역이용 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밀당을 주무기로 쓰지 말아야 한다. 

혹자는 바람둥이 남자와의 연애가 쿨하고 재미도 있고 헤어진 이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오히려 바람둥이와의 연애를 좋아하는 여성도 있는데 나중에 큰 후회만 남는다. 어차피 그 남자의 사랑과 고백은 진심이 아니거니와 진심이라면 습관성 망각증에 빠진 남성이므로 믿을 수도 없고, 무엇보다 그 남자와의 연애로 잃어버린 청춘의 시간은 절대 앞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 

청춘이나 연애는 결국 시간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이 당신 인생에서 당신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고 기회이다. 내일이 되면 오늘보다 하루 더 늙는다.

조금이라도 젊고 아름다운 시절에 더 괜찮은 남자를 만나야지 바람둥이를 만나 쓸 데 없이 시간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 바람둥이는 도덕적으로 나쁜 남자일뿐만 아니라 당신의 시간 도둑이다.

 

 



 

3. 밀당의 기본 전략

밀당을 할 때 꼭 유념해야 할 기본적인 원리가 있다. 최소한 이러한 원칙을 알아야 밀당의 큰 틀을 이해할 수 있다.

 

 

하나. 상대방을 불확실성에 빠지게 만들어라.

자, 질문을 하나 던져 보겠다. 당신은 당신에게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진 사람과 당신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사람 중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가?

인간의 기본적인 생각으로는 자신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보은 차원에서라도 호감을 느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남녀관계에서는 자신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아리송한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버드 대학의 대니얼 길버트 교수는 밀당이 미치는 호감도에 대한 영향 연구를 발표했다. 47명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남자의 자신에 대한 호감도 차이에 따라 여성의 호감도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여학생들은 자신에 대해 관심이 일체 없는 남자보다는 자신에게 호감을 나타낸 남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가장 많은 여학생들은 자신에 대한 호감도도 비호감도 표현하지 않은 남자에 대해서 가장 큰 호감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여성들은 자신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던 남성들에게 가장 큰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는 비단 여성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남자들 역시 전폭적으로 자신을 좋아하는 여성보다는 자신에 대해 알듯 모를 듯 행동을 하는 미지의 여성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고 한다. 

어쩐지 진짜 좋아한단 말은 하지 않고 연막만 피우고, 호박씨 까고, 츤데레 부리고.... 그런 남자가 여자에게 유독 인기를 끄는 이유를 알 것 같지 않은가?  




이러한 심리학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는 결론은 하나다. 불확실성을 높여야 당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도와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상대에 대한 성급한 고백과 공격적인 애정 공세는 오히려 당신에 대한 매력을 반감시킨다고 할 수 있다. 여러분들도 주위에서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를 만나기 위해 그동안 모든 것을 헌신한 애인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떠난 남녀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자신만 일편단심으로 바라보는 착한 여자는 왠지 쉬워 보이고,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여자에 대해 더욱 끌리는 것이 남성들의 심리인 것이다.

결국 연애를 잘 한다는 것은 이런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상대방을 불확실성에 빠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밀당의 기술을 잘 활용해야만 한다.

연애를 할 때는 결코 상대에게 쉽게 확신을 주지 말아야 한다. 포커 스페이스는 포커판만이 아니라 연애판에도 유용한 기술인 것이다.

단, 아무리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 하더라도 일말의 희망은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연애를 할 때는 항상 상대방에게 만만하게 볼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는 좌절과 희망을 함께 줄 수 있어야 한다. 남자를 밀어낼 때는 반드시 희망을 주고 몰아붙여라. 튕길 땐 튕기더라도 상대가 돌아올 여지는 반드시 남겨라. 

 


 

 

둘. 밀당의 궁극적 목적을 잊지 말라

남녀가 연애 중에 밀당을 하다보면 애초에 왜 연애를 시작했는지 본질을 망각할 때가 있다. 서로 밀당에 몰입하여 상대방을 이기려 하다보면 연애가 마치 남녀 간의 줄다리기 게임처럼 변질 된다.

하지만 밀당을 왜 하는가? 밀당은 밀고 당기는 과정을 통해 결국 자신에 대한 소중함과 애틋한 감정을 갖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밀당을 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좋은 추억과 기억이 있어야 그리움과 애틋한 감정이 남는 것이고, 그래야 상대방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연애의 열정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게중에는 밀당이 남녀의 애정 주도권 획득을 위한 헤게모니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심리싸움에서 이기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서로의 연애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밀당은 ‘잘해준다’ ↔ ‘잠시 관심이 없는 듯 행동한다’ 사이를 반복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그 두 축이 균형감 있게 작용해야 제대로 된 밀당이 될 수 있다.

게중에는 너무 상대에게 잘해주는 것에 치우쳐 자신의 가치가 평가절하 되는 경우가 있고, 상대방에 무관심한 척 하는 것에 지나치게 치우쳐 애틋한 추억과 끈끈한 정을 만들어 놓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튕길 때는 튕기더라도 잘해줄 때는 또 잘해줘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의 마음에 애틋한 감정이 쌓일 수 있고 어떠한 위기 가운데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애정과 견고한 추억이 들어설 수 있다.

 

 

 

 

셋. 내가 가진 것의 100%를 주지 않는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연애에서 가장 진리인 듯 하다. 연애에서 지나친 것은 모자람보다 못한 것이다.

흔히 상대를 사랑하다보면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상대를 세상에 중심에 두고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있다. 

그래서 남자와의 만남을 위해 그동안 함께 했던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들을 모두 희생하는 여성들이 있다. 

보통 사랑에 빠진 연인은 상대를 위해 100% 이상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은 심정을 느낀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100% 헌신과 99% 헌신, 100% 사랑과 99%의 사랑은 1% 부족한 헌신과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헌신과 가짜 헌신, 진짜 사랑과 가짜 사랑의 차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은 배신감과 실망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상대방 역시 자신을 100% 이상 사랑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랑은 받는 이에게 부담스럽기만 하다.




미국 웨일코넬 의학대학교의 게일 살츠 교수는 가장 바람직한 관계는 ‘90%만 주는 관계’라고 말한다. 파트너에게 90%만 해주겠다고 절제된 사랑을 할 때 서로의 행복 수준이 최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말에 대해 문화비평가 이정 작가는 『사랑;짓』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100% 해준다는 건 실현불가능하고, 어느 누구도 인간의 욕망을 100% 채워줄 수 없기에 어느 누구도 타인의 사랑으로 100% 만족할 사람도 없다고 말한다. 즉 어느 누구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완벽한 행복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당한 절제된 사랑이 오히려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방도 사랑을 덜 요구하고 나도 상대에게 90%만 채워 주는 사랑을 할 때 서로가 가장 만족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장수촌 중 하나인 오키나와 장수인들이 위장의 80%만 채우는 소식 식사법을 통해 가장 건강하게 살았던 것처럼 가장 바람직한 파트너들은 90%만 사랑하는 절제된 애정관계를 통해 행복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기에 수치적으로 애정의 90%가 어느 지점을 말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다만 밀당을 하는 연인들은 자신의 상대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모든 애정 표현에 선을 지키라는 정도로 생각해 두면 될 것 같다.

 

 

 

넷. 밀당은 일종의 도-박이다

이정 작가는 밀당이 연애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닌 일종의 도-박이라고 말한다. 밀당에 성공하면 사랑을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다 된 사랑도 한순간에 남남 관계로 도로아미타불이 되기에 밀당은 일종의 사랑을 판돈으로 걸고 하는 위험한 도-박이라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예측이 빗나가면 자폭이 될 수 있는 위험한 기술이다.

밀당은 실수를 하면 그 댓가가 너무 크다. 어찌보면 자신을 가장 좋아해 주던 사람을 지구 반대편 끝까지 튕겨버릴 수 있는 기술이다. 잘 하면 애인이나 남편감이 될 수 있었던 사람을 원수나 적으로 돌아 세워버리기에 그야말로 손해가 어마어마한 현기증 나게 아찔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밀당을 투자로 생각해 보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고위험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연애 컨설턴트들은 위험의 분산을 위해 ‘밀당의 정석’보다는 현실적으로 수위가 낮은 소프트한 밀당을 권장한다. 즉 해줄 건 해주면서 자신의 자존심을 챙기는 전략을 구사하라고 충고한다. 이정 작가는 다음과 같은 기법을 응용하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다음날 동성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남자 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 다음날 꼭 만나고 싶다고 애걸을 할 때 밀당의 정석은 ‘갑작스런 남자의 요구에 자신의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다’가 맞지만, 소프트한 밀당의 경우에는 일단 남자의 약속에 응해 주는 대신 단서를 다는 것이다.

“너랑 만나려고 친구들과 한달 전부터 약속했던 선약을 깨고 나왔어. 내가 어지간히 너를 좋아하나보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야. 그대신, 다음 번에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네 약속을 깨는 일이 있어도 절대 원망해선 안돼.”

또한 만일 예고 없는 남성의 도발로 키스를 하게 되었다. 밀당의 정석은 ‘마음이 동하지 않는 키스에는 일체 응하지 않는다’가 정석이지만, 소프트한 밀당의 경우에는 키스는 받아주지만 자존심은 지키는 말을 한다.

“키스했다고 내가 너의 것이 되었다고 착각하진마”

남자 입장에서는 여자와 키스를 하고 한껏 분위기가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여자로부터 쎄한 답변을 듣고 멈칫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한편 연애 컨설턴트 이명길 작가는 레인 체크(rain check) 전략을 참고하라고 말한다. 레인 체크 전략이란 ‘나중에 적당한 때로 연기하다’라는 뜻으로 야구 경기에서 비 등으로 경기를 지속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중을 보장해 주는 우천입장보상권을 말한다.

즉 자존심 강한 남자들이 용기를 내서 대쉬를 해왔을 때 밀당의 정석은 몇 번 튕기는 것이 원칙이지만 레인 체크 방식은 당일은 거절하지만 다음 약속을 보장하는 밀당 방식이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러 가자는 제안을 받고 그것을 거절할 때 이런 방식을 쓸 수 있다.

“수일 씨, 이거 어쩌죠. 저도 그 영화 꼭 보고 싶었는데, 그 날 중요한 약속이 잡혀있거든요. 혹시 금요일 말고 일요일은 어떠세요. 저녁 즈음에는 괜찮은데요.”

남자 쪽에서는 어렵게 용기를 내서 데이트를 신청했는데 약속을 거절당해 기분이 좋지는 안 겠지만 다음 번 약속을 제안받은 만큼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여자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도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그 커플의 미래를 쉽게 전망할 수 있다. 즉  그 남성은 곧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더 재미있는 영화표를 들고 그 여자가 일하는 사무실 문을 노크할 것이라는 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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